두리버섯농원

농심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두리버섯농원-오리울농촌교육농장 2013. 8. 2. 00:31

 

農心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이야기가 있는 야생초 화단

2012년

두리버섯농원 앞에 있는

 안전 펜스겸 이야기가 있는 야생초 화단입니다.

안전펜스라는 삭막한 철 구조물에 어떻게 하면,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철 따라

예쁜 꽃 피는 화초들을 화원에서 사다 심을까도 생각 했지만,

그건

 이 싱그런 들판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았습니다.

 아름다운 화초마저 이 싱그런 들판에는 이방인일 수 밖에  없을것 같았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야생초 화단

그래서 결정하였습니다.

싱그런 이 들판에 널부러져 있는 야생초들을 불러 모아 보자고...

이왕이면,

예전 궁핍하고,곤궁했던  우리 민초들이 약으로,  음식으로 먹었던, 야생초를 보여 주자는

생각으로 이야기가 있는 야생초 화단은 탄생하였습니다.

 

야생초 화단의 가을

지난 봄.여름 제 각 각 초화박스 마다, 존재감을 뽐냈던 야생초들이

내년 봄을 기약하며, 종족번식을 위한 씨를 맺고 있습니다.

 

명아주입니다.

한해살이 야생초로 어린 명아주 잎을

 삶아서 무쳐 먹으면, 맛이 부드럽고, 시금치맛과 비슷합니다.

또, 가을에 단풍이 들면 나름 자태가 아름답습니다.

큰 명아주는 키가 2M이상되는 것도 있어, 이런 명아주를 잘라 말리면,가볍고 단단한

지팡이를 만들 수 있답니다.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를 "청려장"이라고 하는데, 이 지팡이를 짚고 다니면,

신경통과 중풍에 효험이 있다고 해서 효도 지팡이라고 하지요. 

 

들판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닭의장풀"이라고도 하는 달개비입니다.

마디가 땅에 닿기만 하면 금새 새로운 뿌리를 내려 계속 뻗어나가는 생명력 강한 녀석이지요.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지요.

 

비 온 다음날

몰라 보게 쑥쑥 자란 머위(머우대)를 볼 수 있습니다.

대를 잘라 섬유질이 질긴 껍질을 벗겨내고,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으면,

특유의 향과 아삭함이 일품이지요.

멋 모르고 맨손으로 껍질을 벗기다 보면, 손에 물이 베어 한 동안 지워지지 않아 고생하지요.

 

스치면 톡 하고 터질듯 한 봉숭아 입니다.

어릴적 봉숭아가 필 무렵이면, 동네 누이들의 손톱에는 어김없이 감싸

실로 묶어 물들이 던 분홍빛 추억이 생각 납니다.

쇠비름은 옛부터 "오래 먹으면 장수한다" 하여 장명채(長命菜)라고 불렸던 야생초입니다.

여름에 나물로 데쳐 무쳐 먹었던 쇠비름은

이질.중풍.해열.기생충구제.종창이나 부스름.임질.고환염.요도증.옻.독충에 쏘였을 때 등

다양한 증세에 효험이 있어 전통 민간 요법으로 사용하였다고 하지요.

들판에 너무나 많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으니, 무관심으로 지나쳤을 뿐이지요.

농원앞 오리울 들판에도 여름이면, 쇠비름이 천지를 이룹니다.

근간  매스컴에서 쇠비름 좋다는 이야기를 유명한 한의사가 이야기 했나 봅니다.

부쩍 쇠비름 뜯으로 오는 분들이 많아 졌습니다.

적당히 먹을 만큼만 뜯으면 될 것을 전투적(^^)으로 망태 가득 담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까지 합니다.

 

야광꽃입니다.

이렇게 한 두 송이보다 무리지어 피어 있으면,

 은은한 달빛에도 유독 하얀 자태를 뽐내는

야광꽃입니다.

 

 제라늄(구문초)입니다.

모기나 해충이 싫어하는 특유의 진한 향이 있어

집안에 두면 모기가 사라진다는 구문초 입니다.  

 

  끈질긴 우리내 민초를 닮았다고 어느 시인이 이야기 했지요.

옛 적 소달구지 다니는 시골길에

밟히고 밟혀도, 죽지 않고, 끈질기게 새로 돋아나던 질경이입니다.

어린 질경이 잎으로 나물을 무쳐 먹기도 했지요.  

 

  커피나무입니다.

3년후쯤 커피가 열린다고는 하지만, 온대성 나무라 겨울에는 실내로 옮겨야 한답니다. 

 

  패랭이 꽃

양지바른 잔디 들판에 피어나, 패랭이 꽃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패랭이꽃 입니다.

 

폐배지로 거름을 한 야생초 화단 초화 박스에는 버섯도 한 켠을 차지 하고 있습니다.

산나리가 싹도 올라오기 전

주인보다 객(?)이 먼저 그늘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부추에도 꽃망울이 맺혔습니다.

들판에  벼 이삭이 알을 채워 갈 즈음이면,

부추도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부추 꽃이 만개 하였습니다.

어디선가 날아온 나비들이 초화박스에 생명을 불어 넣고 있습니다.

 

부추 꽃에 앉은 나비들이 열심히 수정을 해 주고 있습니다.

이제 곧 씨가 맺히겠지요.

 

어디선가 날아온 나비 한 쌍이 부추꽃에 앉아 짝짓기를 하고 있습니다.

 

야생초 화단에는 여뀌대풀도 있습니다.

독(毒) 풀 이지요.

물을 좋아해서 개울가나 도랑에 지천으로 나 있는 녀석입니다.

잎에 아주 매운 맛이 있어 방목한 소들도 용케 알아보고 먹지 않는 풀이지요. 

전통 민간요법으로 타박상.지혈.월경과다에 사용 하기도 한답니다.

 

봄이면 농원앞 오리울 들판에는 여러 종류의 씀바귀들 천지가 됩니다. 

 

씀바귀는 생김새도 다양하지만

맛 또한 다양합니다.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입맛을 돋워 주지요.

 

 오늘 저녁 식탁에 민들레 나물 무침은 어떠세요?

야생초 화단에 민들레 홀씨도

 이제 먼 길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뿌린대로 거두리라!

 

 

한달전 지인이 사온 수박 한 덩이!

고등학교 다니는 막내가 수박씨를 뱉어 야생초화단 초화박스에 심었습니다.

저 또한 반신 반의 하는 심정으로 지켜 보았습니다.

보름정도 지나, 정말 싹이 올라왔고, 가지가 뻗어가기 시작 했습니다.

노란 수박꽃도 피었습니다.

어느날 아침 난리가 났습니다.

정말 기적같이 새끼 손톱만한 생명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제 아침.저녁 수박 커 가는 재미에, 스스로 어려운 수학문제 하나 푼 것보다,

더 큰 희열을 느낀다고 합니다.

저녁 늦게 10시가 넘어 귀가하면, 후레쉬 들고라도, 나가 보아야 할 정도로 흥분하고 있습니다.

몇일 전 심하게 비바람 불던 날은

우산을 들고 나가 궁상 떠는 녀석의 뒷 모습을 보며,

이 녀석은 어렴풋이나마, 이미 스스로 농심(農心)을 체험하고 있구나하고 생각 했습니다.

 

돋나물위로 뻗은 넝쿨에 수박이 영글어 갑니다.

 農心

농심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막내는 아빠! 저는 辛(신) 라면 잘 안먹어요. 라고 했습니다.

저 또한 갑자기 농심이 무었이냐고 물으면,

"농심은 천심"이라고 하지요 하고 알 듯 모를 듯 얼버무릴것 같습니다.

 

 

 

 

농심은 겸손한 마음 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어떤분이 올린 자작시 형태의 글을 보았습니다.

-중략하고-

농부의 마음은 무릎 꿇는 겸손한 마음입니다.

농부는 무릎 꿇고 살지요!

땅을 경작하기위해 무릎 꿇고, 땅에 심은 곡식을 돌보기 위해 무릎 꿇 습니다.

 

 

농심은 정직합니다.

농부의 마음은 정직합니다.

농심은 요행을 바라지 않습니다.

농부는 심은 것을 거두고, 뿌린 대로 거둔다는 사실을 압니다.

 

 

농심은 인내하는 마음입니다.

농부의 마음은 인내하는 마음 입니다.

농부는 봄을 준비하며 기다리고, 씨 뿌리며 기다리고,

 가꾸며 기다리고,추수 때를 기다립니다.

기억 하십시요.

농심은 천심 입니다.

"농심을 갖고 사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라고 정리 하였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쓰신 분의 농심은

지금쯤 하늘의 뜻을 통달하는 달관의 지위에 오르지 않았을까요?

 

 

농업.농촌

다 들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래도!

세상이 끝나지 않는한 영원할 부분이요. 분야 입니다.

귀농7년차 초보 농사꾼의 눈에는

아직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말 이지요.

 

 향긋한 당귀에 꽃이 피었습니다.

여러분은

당귀 꽃에 수정을 누가 도울 것이라 생각 하시나요?

저 또한!

지금까지 식물의 수정은 벌과 나비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보이시나요?

신기하게도, 당귀는 개미가 수정을 하고 있습니다.

귀농 7년차 초보 농사꾼의 눈에는 이 모든 자연이 경이롭습니다.

 

개미가 한 올 한 올 입질한 당귀에 씨가 맺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두리버섯농원 농촌교육농장은

 내 소중한 가족이 먹는 먹을거리를 재배한다는 생각으로

서둘지 않고, 초심 그대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 올 한 올 입질하는 개미의 근면함으로...